Oct 19- Nov 3, 2017
What does a happy family come from?


<<과일과 신도시>>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아름다운 빛깔을 지닌 탐스러운 과일들
반짝거리는 과일의 빛깔이 농약의 광택이라고 했던가? 아름다운 과일이 한 아름 쌓여있지만, 파리하나 꼬이지 않는다. 심지어 문드러진 곳도, 벌레가 파먹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과일은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온갖 농약을 뒤집어 쓴 채 재배된다. 보이지 않는 이면의 모습이다.<단란한 가정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신도시의 단란한 가정은 위생으로부터 온다. 위생은 청결을 낳고, 청결은 소독을 낳는다.땀이 나지 않는 가정. 도시는 땀이 나지 않는다. 땀이 날 겨를을 주지 않는다. 땀과 신도시는 어울리지 않는다.
신도시로 떠난다.
 망각의 동물로서 인생을 살다보면 자연스레 잊게 되는 것이 많다. 허나, 정신 차리고 주위를 돌아보면 여전히 겪기 싫은 불편하고 불쾌한 것들이 세상주변에 널려있다. 우리는 이 보기 싫게 불편하고, 만지기 싫은 불쾌한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신도시로 떠난다. 떠나왔다. 그런데 지금 이 곳엔 변형된 불편함, 새로운 불쾌함이 닫히지 않는 애드웨어같이 좀처럼 닫히질 않는다.
끊어진 다리. 용인시 영덕동 청현마을 삼거리 앞에 놓인 끊어진 다리. 착공 후 무려 15년 동안 욕망으로부터 외면 받은 도시의 단편. 바닥으로부터 14~16m 높이로 교각들이 끊긴 고가도로 상판을 떠받친 채 갈 길을 잃었다. 채무제로가 되기까지 시민은 인내했다. 외상은 없지만 내상은 있다. 인간이 도시이고 도시가 인간이다. 소독을 한다고 멸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을 소거하면 남는 것들, <서브토피아> 글 곽현지
http://t-504.tistory.com/37 페이지 글 일부 
전시장인 따복하우스 홍보관에는 일곱 작가들의 작품이 구석구석 산재해있는데, 전시장 한 켠에 놓여있는 안성석의 '단란한 가정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의 과일은 관람객이 아무리 걷어내도 썩지 않는, 새 것의 상태로 남아있다. 그는 과일을 통해 청결과 위생을 신도시와 연관시킨다. 신도시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위하여 자연스러움을 벗겨내고, 가장 인위적인 것을 덧대 사용자/거주자에게 최적의 위생을 제공한다. 안성석은 색 없는 도시의 경관에 반발하며, 대도시의 거주자들이 이루고자 하는 단란한 가정을 온갖 과일의 풍요로운 이미지를 배경으로 다시 묻는다.